요즘 세계는 고유가 시대를 맞이하여 너나 할 것 없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새해가 시작되면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유가는 이미 130달러를 돌파하고 말았습니다. 문제는 이런 고유가행진이 멈추거나 뒤로 물러서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되리라는 전망에 있습니다. 나아가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1973년과 1978년에 이어 곧 제 3차 오일쇼크가 올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의 문명은 석유문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쓰는 물건 중 석유와 관련 없는 물건을 찾는 게 빠를 정도로 석유를 재료로 한 제품들이 보편화 되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석유 값 상승은 자연히 제품 가격의 인상과 아울러 전체 물가의 인상을 가져오기 마련입니다.

누구도 막을 수 없고 벗어날 수 없는 이 경제적인 시련을 맞아하면서 대중교통 이용자가 늘고, 불필요한 전기 사용을 자제하는 등 이를 헤쳐 나가기 위한 갖가지 묘책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소비 둔화가 경기 전반을 위축시켜 경제성장을 저해하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번 이 급작스러운 고유가시대를 통해 우리가 그동안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왔던 것에 대해 반성하는 지혜를 가지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사실 불과 몇 십 년 전 까지만 해도 가난한 나라였습니다. 보릿고개라는 것이 그 가난을 상징하는 단어였습니다. 그러던 우리가 하나님의 긍휼하심 가운데 고도의 경제성장을 하면서 세계 열한번째 경제대국으로 도약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느 덧 과거를 다 잊고 소비지상주의에 빠지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이미 1930년대 대공황때 경제학자 케인즈가 "소비가 부족하면 불황이 온다" 라는 말을 한 뒤 미국에서 소비는 미덕처럼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경제적 호황을 타면서 이것은 소비지상주의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에는 어풀루엔자(Affluenza)라는 신조어가 있는데, 이것은 풍요하다는 뜻의

어풀루언트(Affluent)와 유행성독감인 인풀루엔자(Influenza)가 합쳐서 된 말로 유행처럼 번지는 과도한 소비문화를 빗댄 것입니다. 많은 미국사람들이 이런 유행에 함몰되어 여러 개의 신용카드를 만들어 사용하면서 빚에 눌려 살게 되었습니다. 나아가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무리한 대출로 집을 샀다가 부동산가격이 하락하면서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가운데 미국사회전체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소비풍조는 경제성장을 타고 고스란히 우리들에게도 전달되어 버렸습니다. 과거 허리띠를 졸라매고 하나라도 아끼면서 살았던 부모세대의 절약정신은 실종되고 우선 쓰고 보자는 소비지상주의로 휩쓸려 버리면서 올해 들어와 가구당 평균 빚이 4천만원대를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비지상주의는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뿐 아니라, 자원과 환경의 문제로도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과도한 생산과 소비로 인하여 지구의 한정된 자원은 고갈되어 가고 있고 쓰레기는 넘쳐나고 있습니다. 공장과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가스로 오존층이 파괴되면서 갖가지 기상재해를 낳고 있습니다.

이제 고유가와 경제적인 어려움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우리는 정부가 무엇을 해주기를 기대하기 전에 먼저 우리 일상의 삶 구석구석에 만연된 무절제와 과소비의 그릇된 것들을 치유하는 계기를 삼도록 합시다.

예수님은 친히 검약한 삶의 본을 보이셨고, 오병이어의 이적으로 오천명을 배부르게 먹이신 후 남은 조각을 버리지 말고 광주리에 담도록 함으로 양식의 소중함 역시 일깨워주셨습니다. 바울도 절제와 근신을 경건의 중요한 좌표로 삼았고, 이런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 우리의 위대한 청교도선조들 역시 막스베버의 지적처럼 근면과 절약을 통해서 세상 속에서 바른 경제의 삶을 실천해갔던 것입니다.

우리도 이런 성경의 가르침과 믿음의 선조들의 삶을 본받아 주어진 재물에 만족하고 빚지는 것을 두려워하며, 아끼고 남겨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건강한 경제의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애청자 여러분 다음 이 시간까지 평안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