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안녕하세요. 오늘은 최근 위기로 치닫는 남북관계를 보면서 통일을 다시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동서독이 통일 된 후 4년이 지난 1993년 여름에 과거 동독 지역을 여행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종교개혁 유적지들과 바이마르의 풍부한 문화유산이 동독지역에 있어서, 통일이후 이곳을 방문하여 구경하려고 하는 서독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개신교인으로서 종교개혁이 이루어진 루터유적지 하나하나가 감동적으로 느껴졌지만, 가장 가슴에 와 닿았던 것은 다름 아닌 과거 동서독국경선이었습니다. 4년전만해도 여기 얼마나 긴장감이 감돌았겠습니까? 여기를 넘나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겠습니까? 분단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비애가 있었겠습니까? 지금은 비어있는 국경초소와 건물들, 철조망과 벽의 잔해들을 바라보면서 기도했습니다. “주님 우리나라에는 언제 이런 날을 허락하시겠나이까. 이 한반도를 긍휼히 여기소서”
20년의 세월 속에서 독일은 많은 통일의 휴유증을 앓아야 했습니다. 아직도 동서독인들간의 갈등이 있고,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이 남아있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독일은 수많은 통일의 결실들을 맛보고 있습니다. 통일은 성공한 것입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는 여전히 분단의 아픔과 고통을 고스란히 안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이 아름다운 한반도는 60년이 넘게 전쟁과 대립, 미움과 증오로 오염되어 버렸고, 통일의 길은 아직도 요원해 보입니다. 북한과의 극한 대치는 우리나라 안에서 남남갈등으로 이어져왔고, 소련 해체와 동구권 붕괴로 서양에서는 이미 과거의 유산처럼 되어버린 이념논쟁이 이 땅에서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동구권의 몰락으로 더욱 궁지에 몰린 북한은 결국 핵을 방패로 삼기 위해서 2차 핵실험을 강행하는 위험한 길로 들어섰고, 이에 우리나라는 미국에 핵우산을 요청함으로 한반도는 핵의 대결장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북한의 도발적인 행위에 대한 안보리이사회의 대북제제결의안으로 이제 경제를 비롯한 다양한 부분에서의 압박이 시행될 것입니다. 이에 북한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서해안에서의 국지전과 더 나아가서 한반도에서 재래식 전쟁의 가능성이 공개적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런 모든 사태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우선 벼랑 끝 전술과 위험한 곡예를 자청하면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가한 북한 정권에 있음은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대화가 안 되는 이 나라의 호전성과 위험성을 모르는 나라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러나 이 어린아이와 같은 사람들을 대하는 우리 정부의 미숙함도 유감스럽습니다. 정권시초부터 지난 10년간 조심스럽게 일구어 놓은 남북화해와, 그 결실로 세계가 동의한 6.15 남북공동선언등의 상호합의안을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하다가 남북관계를 과거 원점으로 되돌려놓은 현 정부 역시 그 책임에 있어서 자유롭지 못할 것입니다. 이는 지난 정권의 행위들을 친북좌파라는 이념의 틀로만 덧칠해 바라보면서 남북관계를 멀리 내다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또 다시 전쟁의 가능성을 논하는 오늘날 한반도의 현실 속에서 우리는 남북통일이 얼마나 필요한 것인가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비록 그 길이 요원하며, 또 어떤 방식,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질지를 상상하는 것조차 힘들다할지라도, 우리는 이것을 꿈꾸며 하나님께 더욱 간절히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그 통일의 부작용과 대가가 아무리 크다고 할지라도, 먼 장래를 위해서 우리의 다음 세대를 위해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 땅에 몰이성적이고, 극단적인 이념의 갈등과 대립이 사라지고, 이웃나라들과 국경을 오가면서 평화를 구가하는 그런 날이 속히 오기를, 주님께서 그런 날을 우리에게 속히 주시기를 위해서 기도합시다.
애청자 여러분, 다음 이 시간까지 평안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