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안녕하세요. 우리나라는 정권이 바뀔때마다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제도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여러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지만,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로부터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가령 엄마가 열 명의 아이들을 위해 식탁위에 사과 배 복숭아 등 다양한 과일들을 갖다 놓았다고 합시다. 사과는 3개밖에 없는데, 애들이 전부 사과만을 먹으려고 합니다. 달리기를 해서 이긴 아이에게 주건, 퀴즈 맞춘 아이에게 주건, 착하고 성실한 아이를 뽑아서 주건, 어떤 방법을 동원해도 만족할 아이는 3명밖에 없습니다. 보다 근원적인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과일에 대한 아이들의 기호를 다양화하는 것입니다. 배를 좋아하는 아이도 있고, 복숭아를 먹고 싶어하는 아이도 있다면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 교육의 문제는 마치 사과만 과일인것처럼 생각하는 획일화된 가치관에 있습니다. 꼭 대학을 가야하고 그것도 좋은 대학을 들어가야 합니다. 우리 몸으로 비유한다면 모두가 눈이나 귀가 되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바울은 이것을 고전 12:17에서 이렇게 지적합니다. “만일 온 몸이 눈이면 듣는 곳은 어디며 온 몸이 듣는 곳이면 냄새 맡는 곳은 어디냐” 교회 안에서도 다 사도나 교사가 되려고 한다면, 다 병 고치는 은사를 가지려 한다면 건강한 공동체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어느 지체가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다고 하는 획일적인 가치기준을 버려야 합니다. 하나님은 도리어 사람의 눈에 별 볼일 없어 보이는 것을 더 귀한 것으로 입히시는 공평하신 분이십니다. 이것은 교회만이 아니라, 어떤 공동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이명박대통령은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원주정보공업고등학교를 방문해 “마이스터고가 성공했기 때문에 독일이 최고 국가가 됐다”고 강조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누구나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에 가려 하는데 여기서 오는 부작용도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고등학교 졸업생의 80%이상이 대학을 가는 나라는 세계에 없을 것입니다. 이것은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닙니다. 실제 대학에 가서 고등교육을 수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학생은 고교 졸업생 중 절반도 되지 못할 것입니다. 과거는 고학력자가 많은 것이 우리 사회의 산업화와 민주화에 동력이 되었지만, 더 이상은 아닙니다. 이것은 사회병리적인 현상이며 반드시 치유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독일은 대통령의 지적대로 모두가 대학을 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대학에서의 교육이 높은 지적수준을 요하기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졸업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공부에 취미와 능력이 없는 아이들은 일찌감치 대학교육과는 거리가 먼 기술학교로 가게 됩니다. 여기서 나와서 기술자가 된 뒤에 자기 분야의 마이스터가 되려고 하는 꿈을 갖습니다.
가령 미용기술학교를 나와 미용사가 된 사람은 마이스터가 되기 위해서 실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우선 미용실에서 일하면서 일정기간이 지나면 마이스터 시험을 치러서 마이스터가 되게 됩니다. 그러면 비로서 자기 미용실을 차릴 수가 있습니다. 이처럼 마이스터가 되면 직업상의 여러 혜택이 있을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존경과 인정의 대상이 됩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어떤 기술을 갖고 있건 마이스터의 꿈을 가질 수 있고, 자부심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나는 한 독일장로를 알게 되었는데, 그가 너무 교양이 있어서 반드시 대학을 나왔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는 공부를 잘 못해서 기술학교로 갔고 거기서 액자틀을 만드는 기술자가 되었습니다. 후에 자기 분야에서 마이스터가 된 그는 자신의 기술과 직업에 대해서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고 역시 공부를 잘 못하는 그의 아들을 기술학교에 보내는 것을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도 독일의 마이스터학교를 본떠서 유망산업분야의 전문기술자를 양성하는 고교를 특성화해서 지원하려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제도적인 것뿐 아니라, 우리 사회전체가 대학을 우상화하는데서 벗어나 다양성을 존중하는 건강한 가치관을 가지는 곳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합니다.
애청자 여러분, 다음 이 시간까지 평안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