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년 8월 첫째주는 그 어느 때보다도 핵을 생각해야 하고 돌아보아야 할 시간입니다. 1945년 8월 6일 미국은 히로시마 상공에서 인류 최초의 가공할만한 핵무기 투하였습니다. 인구 30만명의 히로시마는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해 도시의 60%가 파괴됐고, 폭탄이 떨어진 지점으로부터 반경 500m 이내의 생명체는 모두 목숨을 잃었으며, 24만 명이 방사능과 고열·후유증으로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3일 뒤 나가사키에 두번째 원자폭탄을 떨어뜨려 또 다시 수만명의 사상자를 내었습니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원폭 피해를 당한 일본은 곧 바로 항복을 선언했다.

나가사키에 원폭 투하한 폭격기의 부조종사로 얼마 전 타계한 도날드 앨버리는 생전에 원폭투하가 미군의 일본 침공으로 인한 끔찍한 인명 피해를 막았기 때문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고 했고, 그의 부인도 한 인터뷰에서 자기 남편은 백만명의 목숨을 구했고 기도를 정말 많이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이 일제의 식민지로부터 해방되는 결정적인 사건이었기에 우리국민들은 핵폭탄투하에 대한 정당성에 누구보다도 동의하고 싶을 것입니다. 심지어 기독교 안에는 히로시마 나가사키의 원폭이 일본의 만행에 대한 하나님의 불의 심판이고 우리민족을 해방시키기 위한 하나님의 섭리였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물론 이런 해석이 전혀 틀린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핵무기의 확산으로 인하여 그 어느 때보다도 인류가 핵의 위협을 받고 있는 오늘날, 과연 자국군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전쟁을 앞당겨 종식시키기 위해서 핵을 사용한 미국의 행위가 옳은 것이었는가에 대해서 보다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원폭투하를 통해서 20만이 넘는 사망자를 포함하여 70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4만명의 사망자를 포함 7만여명의 한국인이 피해자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들 모두가 민간인들이었습니다. 이처럼 군인이 아니라,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하여 이 가공할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그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범죄행위입니다.

2차대전 이후 동독과 대치되어 냉전의 최전선에 서있던 서독의 아데나워정권은 1957년 확실한 안보를 위해서 핵무장을 하려고 했습니다. 이때에 많은 지식인들과 교회가 이에 반대하고 저항하면서 내건 슬로건이 바로 “아우스비취에서 히로시마까지”라고 하는 것입니다. 20세기에 들어서 자행된 인종주의에 의한 대량학살과 핵에 의한 대량학살이 인류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일이었고,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세계는 심각한 핵확산의 위협에 놓여있습니다. 많은 나라들이 핵의 부재를 통한 생존이 아니라, 핵무기의 유지와 강화를 통한 생존전략을 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핵무기를 개발하여 이웃나라를 위협함으로 자신들의 안보를 확보하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얼마 전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도 이런 위험한 사고에서 출발한 것이고 이에 대응하여 핵무장을 은근히 주장하는 일본의 우파들 역시 마찬가지 논리입니다.

이미 간접적으로 핵의 피해를 입은 우리국민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핵을 반대해야 하고 특별히 한반도를 비핵화하기에 힘을 써야 합니다. 1991년 12월 노태우 대통령의 “한반도비핵화선언” 이전 남한에는 주한 미군의 전술핵무기가 다량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이것이 다 철수된 오늘날 북한이 다시금 이 가공할 대량살상무기를 한반도에 배치한다고 하는 것은 크게 잘못된 것입니다. 북한은 반드시 핵무기를 포기해야 하며 이를 위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국들은 북한의 핵 포기 이후 확실한 안전보장과 평화공존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가야할 이 한반도는 핵이 없고 핵의 위협을 주고받지 않는 평화로운 땅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의 모든 지역이 비핵화를 선언하여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땅위에 다시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불행이 반복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애청자 여러분, 다음 이 시간까지 평안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