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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감동적인 영화를 보았습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오래전에 상처한 한 할아버지가 동네에서 자주 만나는 할머니에게 프러포즈하면서 어색하게 고백하는 말입니다. 그의 동년배인 다른 할아버지는 치매 걸린 아내를 극진히 돌보고 있습니다. 고생해서 키운 자식들은 부모를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마지막에 아내가 죽을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고 할아버지는 연탄불을 피우고 동반 자살합니다. 혼자 살 자신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시대 부모들의 모습이고, 또한 노인들의 현실입니다. 우리는 아주 급격한 고령화를 겪고 있습니다. 65세 이상의 비율이 전체인구의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라고 말합니다.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프랑스는 154년이 걸렸고 미국은 94년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2007년에 고령화사회에 들어선 우리나라는 불과 26년만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빠른 노인증가에 미처 대처하지 못하다보니, 그에 따른 사회적인 부작용이 서구보다 훨씬 심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OECD가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 노인의 상대빈곤율은 OECD 국가 평균의 3배를 넘고 있습니다. 이 심각한 빈곤의 문제를 뒤이어 질병, 외로움과 무료함이 노인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소 못하는 노인층에게서 우울증, 자살, 그리고 범죄 발생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준비 안 된 고령화는 일종의 사회적 재앙입니다.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행복한 노년을 가져야 합니다. 누구나 행복한 노년을 즐길 권리가 있습니다. 국가는 국민들이 행복한 노년을 보낼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현재 9만원에 해당되는 기초노령연금도 현실화시키는 등 노인들의 빈곤문제를 해결해가야 합니다. 우리 교회도 현재 가난한 고령자들에게 매월 5만원씩 생활비를 보조하고 있지만, 앞으로 그 대상자들은 더욱 늘어날 것을 예상해야 합니다. 경제적인 것뿐 아니라, 의료체계나 사회안전망이 속히 고령사회에 적합하게 만들어져야합니다. 성장만을 앞세우면서 노인과 같은 소외된 계층을 간과하고 복지정책을 제대로 실천할 의지가 부족한 정치인에게 권력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바로 실버세대 자신들입니다. 행복이란 궁극적으로 많은 돈과 좋은 집, 많은 자식들에게서 오는 것은 아닙니다. 행복은 마음에서 옵니다. 그러므로 행복의 주체는 노인들 스스로입니다. 행복한 노년을 위해서 몇가지 제안한다면,

첫째는 자신이 잃은 것을 생각지 말고, 가진 것을 누려야 합니다. 노년은 직장, 건강, 재물등 잃는 것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갖고 있는 것도 많습니다. 나아가 젊은때에 비해서 시간적인 여유는 훨씬 많이 갖게 됩니다. 이렇게 자신이 아직 갖고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여, 친구만나고, 배우고 취미생활하고, 자신의 내면을 가꾸는 등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삶을 즐겨야 합니다.

둘째로 쉬지 말고 일하십시오. 성경의 모세는 70세가 평균수명인 시절, 80세에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120세까지 일하였습니다. 세계적인 테너가수 플라시도 도밍고는 지금 70세입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살아있고 그의 열정은 여느 젊은이 못지않습니다. 그는 매일 아침 깨어날 때마다 오늘도 노래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사람들이 자신의 음악을 사랑해 주고 기다리는 한 계속 활동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에겐 중요한 좌우명이 있다. “쉬면 녹슨다 ! (If I rest, I rust !)”이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일할 수 있을 때까지 쉬지말고 일 해야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서 봉사하는 것입니다. 늙어서 누군가의 도움과 섬김만을 바랄 때, 몸은 편할지 모르나, 마음 깊은 곳에서 자신의 존재감과 삶의 의욕을 상실해버립니다. 아직 힘이 있을 때에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봉사하고 헌신하십시오. 나의 도움을 기다리는 사람을 만날 때, 누구나 자기 존재의 소중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것이 행복한 노년의 비결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굳게 신뢰하십시오! 여기 저기 병이 찾아오면 몸과 함께 마음도 약해지기 마련입니다. 아무리 기도한다고 해도 늙어가는 몸을 병 없이 만들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배우자나 가까운 친구들의 죽음은 노년의 마음을 심히 우울하게 합니다.

이처럼 세상에서 나의 존재가 점점 희미해질 때에 마지막 남는 것은 무엇입니까? 재산이 나 명성, 가족이 아닙니다. 인생행로에서 수많은 것들이 나를 실망시키고 변질되어 갔지만, 변치 않는 사랑으로 함께 해주신 이는 오직 한분 하나님이십니다. [사 46:3-4] “야곱의 집이여 이스라엘 집에 남은 모든 자여 내게 들을지어다 배에서 태어남으로부터 내게 안겼고 태에서 남으로부터 내게 업힌 너희여 너희가 노년에 이르기까지 내가 그리하겠고 백발이 되기까지 내가 너희를 품을 것이라 내가 지었은즉 내가 업을 것이요 내가 품고 구하여 내리라”

아무리 많은 값비싼 실버타운에서 여생을 보낸다고 해도 이 사랑을 모른다면 허무할 뿐입니다. 이 변함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배우고 굳게 신뢰하십시오! 그러면 어떤 환경에서도 결코 외롭지도 않고, 두렵지도 않고, 절망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이 하나님의 자비로운 손 안에서 여러분의 노년의 삶을 멋있게 디자인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