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극동방송에서 시사큐티라고 하는 것을 통해서 청취자들과 만날 수 있었다. 이것은 복음방송만을 해온 극동방송으로서도 특별한 시도였다. 부산극동방송이 처음 시작되면서 담당자들이 와서 조언을 요청할 때에 나는 그런 말을 했다. “복음이라는 것은 아주 크고 우주적인 것인데, 극동방송은 영혼구원과 교회를 세우는 일에 너무 치중되어 있습니다. 신앙을 너무 개인화시키다보면 열린사회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사고가 경직되고 고립되는 문제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는 기독교방송(CBS)이 잘해왔는데, 지금 교인들이 거의 CBS를 듣지 않고 있으니, 극동방송이 이제 조금 더 문을 열어서 이런 부분을 채워주면 좋겠습니다.”

이런 권고를 고려했는지 극동방송에서 나에게 시사큐티를 부탁했다. 이름 그대로 시사적인 문제를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논해달라고 하는 것이다. 몇 주 진행하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이 시사큐티를 듣고 반응을 보내오는 것에 놀랐다. 그런데 한 시간 동안 간증중심으로 은혜 받은 것을 나누는 큐티 프로그램의 마지막에 사사문제가 들어가다보니, 좀 맞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11월부터 방송개편을 통해서 매일 8시 5분경에 “아침을 여는 창”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칼럼형식의 프로그램을 시작하기로 했고, 나는 금요일에 시간을 맡게 되었다.

일주일에 5분정도의 칼럼이지만, 단순한 목회칼럼이 아니라, 시사칼럼이다보니 많은 생각과 준비를 요하게 된다. 시시각각 우리 사회에 일어나는 일들을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아야할까? 우리의 신앙은 이러한 다양한 이슈들에 어떤 사회적인 책임을 요구하는 것일까? 성경과 신문 사이에서 우리는 어떻게 복음적인 해답들을 찾아나갈 수 있을까? 이 모든 것들이 5분의 칼럼에서 진지하게 다루어지는 것들이다. 물론 명확한 결론을 짓지 못하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나는 이러한 칼럼이 복음방송의 전파를 타고 나가는 것이 참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부산의 성도들이 신앙은 신앙, 사회는 사회라고 하는 이분법적인 사고에 안주하면서, 신앙의 주소를 교회라는 울타리에 가두지 말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넓혀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무엇보다도 우리교회성도들이 교회에서 배우고 훈련받은 신앙으로 사회와 문화를 기독교적인 시각에서 이해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성경을 통해서 사회적인 물음에 답을 주려고 하는 시도를 나와 함께 해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매주 금요일 8시 5분이 성도들과 극동방송에서 만나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혹시 이 시간이 어려운 분들은 교회의 홈페이지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아침을 여는 창’이 우리 부산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사회와 역사를 의식하는 신앙”을 여는 창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글 _ 최현범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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