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환경문제는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현대사회는 생산과 소비를 확대시켜가는 경제성장을 지향하고 있고 여기에 또한 많은 문제들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이번 세계경기침체의 요인도 단순히 금융위기 보다는 생산의 과잉에 있다는 진단이 있습니다. 새로운 신흥강국들이 점차로 질 좋으면서도 값싼 제품들을 공급하면서 수요를 추월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세계는 새 기능과 디자인을 갖춘 새로운 제품들을 계속해서 만들고 소비자들로 그것을 구매하도록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런 공급의 급격한 증가 속에서 쓰레기의 양 역시 엄청나게 증폭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쓸 수 없는 것들이 버려졌지만, 지금은 쓸 수 있는 물건들조차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일들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이런 생활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이 환경의 중요한 문제가 되어버렸습니다.

여기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재생하는 산업도 발전시켜야 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쓰레기를 줄이는 생활 습관이나 사회분위기를 갖는 것입니다. 우리들 역시 건전하고 책임있는 사회인으로서, 또한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지켜가야 할 청지기로서 누구보다도 환경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노력해야 합니다.

환경의식이 대단히 높은 독일에서 재미있게 본 것은 바로 활기찬 벼룩시장입니다. 벼룩시장은, 쓸 수 있지만 더 이상 쓰지 않는 물건을 서로 팔고 사는 시장입니다. 독일에서는 매주 2회 발행되는 벼룩신문(약3천원)을 사서 자기가 필요한 물품을 찾아 전화로 직접 거래합니다. 아울러 거의 매주 주말이면 동네마다 벼룩시장이 열립니다. 여기서는 많은 중고품을 수집해서 파는 장사치들도 있지만, 동네 사람들이 자신이 쓰던 물건을 내다 팔면서 흥겨운 장터를 만들어 갑니다. 내게는 불필요해서 버려질 물건이 여기서 새로운 주인을 만나 요긴하게 사용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로 인하여 남이 쓰던 것을 사서 쓰는데 대한 거부감이 거의 없습니다.

우리 교회도 올해부터 아나바다운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자는 말로 이는 절약운동이면서 동시에 환경운동입니다. 교회 게시판과 홈페이지에 아나바다 면을 크게 만들어 서로 주고 받으려는 물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것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피차간에 유익을 얻고 쓰레기를 줄여가도록 합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누구보다도 높은 환경의식을 갖고 실천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이 우연히 자연적으로 생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물이기 때문입니다. 본래 하나님은 이 자연을 돌보고 관리하는 일을 인간에게 위탁하셨지만, 범죄한 인간은 그 책임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새로운 피조물로 거듭난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창조세계의 보전은 참으로 중요한 책임영역입니다. 그 실천의 일환인 아나바다운동이 성도들 속에 뿌리를 잘 내리고 좋은 만남의 장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 최현범 담임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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