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안녕하세요. 오늘은 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 문제를 돌아봅시다. 제가 독일에 사는 동안 종종 외국인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곤 했습니다. 전체 8천만인구 중 외국인이 650만이 넘어 8~9%에 이를만큼 많다보니 외국인과 관련된 다양한 사회문제가 없을 수 없었습니다. 불법입국자들로부터 시작해서 외국인 범죄의 증가, 독일 언어나 문화를 배우려고 하지 않는 외국인들, 그리고 외국인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겼다고 불평하는 젊은이들, 심지어는 외국인추방을 공공연히 외치는 신나치주의자들의 데모도 있었습니다. 물론 독일은 두 차례의 세계 전쟁을 일으켜 세계에 지은 죄를 반성하느라 나름대로 외국인에 대한 차별을 법적으로 금지시키고 있었고, 전반적으로 외국인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잘 되어 있는 편이었습니다. 특별히 인상적인 것은 한 TV 인터뷰에서 중년 여성이 한 말입니다. 그녀는 터키인, 아시아인만이 외국인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세상에서 다 외국인이고 나그네다라고 하면서 외국인 차별은 있을 수 없다고 강변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수도 120만명에 달해 전체 인구의 2%를 넘어섰고, 그 중 2/3 이상이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온 사람들입니다. 결혼하는 사람 10명중에 1명이 국제결혼을 하면서 다문화가정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외국인들 중에는 범죄자들도 있고 불법체류자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보다 잘사는 나라에 와서 돈을 벌어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선량한 사람들입니다. 낯선 땅과 낯선 언어와 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만큼 이들에게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많은 어려움들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사실 외국인들의 급격한 유입에 대해서 제대로 준비하고 대처하지 못했습니다. 정부차원의 법적, 제도적, 문화교육적 미비함도 그렇지만, 그보다 더한 것은 우리국민들의 외국인에 대한 닫힌 마음가짐입니다. 오랫동안 단일민족국가를 형성하면서 지리적으로 반도끝자락에 위치하여 외국과의 관계가 많지 않았던 탓에, 외국인에 대한 배타적인 감정이 우리 내면에 깊이 자리잡고 있고 다양성이나 관용을 훈련받을 기회가 적었습니다.
지난해 나온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국가경쟁력보고서 중, 외국인에게 얼마나 덜 배타적인가를 가름하는 외국인 호감도에서 한국의 순위는 전체 61개국 중 55위로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것은 2005년 53위에서 오히려 두 계단 더 떨어져 외국인에 대한 우리국민의 배타적인 태도가 수정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실제 조사에서 외국인들은 언어적인 장벽외에 우리나라에서 살기 힘든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에 대한 배려부족이고 응답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 사람들에 대한 오만한 편견과 무시하는 마음은 가정이나, 학교 그리고 사업장에서 왕따나 정신적, 육체적인 학대등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베트남에는 한국 취업용으로 “왜 때려요. 우리도 사람이잖아요.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라는 한국말을 가르쳐 주는 교재까지 나왔다고 하니 직업현장에서 이들이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를 상상 할 수 있습니다.
이들 모두는 이 땅의 나그네들입니다. 나그네를 잘 대접하는 사회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건강한 사회입니다. 하나님은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정의를 행하시며 나그네를 사랑하여 그에게 떡과 옷을 주시나니 너희는 나그네를 사랑하라 전에 너희도 애굽 땅에서 나그네 되었음이니라”[신 10:18-19]라고 명하셨습니다. 이 하나님의 마음과 뜻을 가장 귀한 삶의 지침으로 여기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이 땅의 나그네요 이방인인 외국인들을 사랑하도록 합시다. 그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이해해주고 배려하여 그들로 이 땅에서 보다 인간답게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 신앙인들의 바른 도리일 것입니다.
애청자 여러분, 다음 이 시간까지 평안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