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면서 진정되던 코로나가 다시 확산되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2020년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서 실시간 영상예배를 드리게 되면서 목장모임이 힘들었습니다.

어떤 순장님은 영상으로 목장나눔을 하는데 자기가 모르는 줄 알고 들어 왔다가 그냥 나가는 순원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서로 다 알지 못하지만 여러 사정이 있을 것입니다.

  

3월부터 한 번씩 권찰이 근무하는 은행을 방문했습니다처음에는 권찰이 많이 힘들어 했습니다.

기도제목을 물으니 업무 특성상 매일 많은 고객들을 대하고, 근무하는 지점이 주택지역이라 은행을 방문하는 어르신 고객이 많다고 했습니다.

평소에도 어르신들과 큰소리로 대화를 나누는데 코로나19로 서로 마스크를 쓰고 대화를 해서 더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이 힘들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매일 많은 사람들을 접촉해서 무증상자에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감염되어  사람들에게 전염시키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힘들다며 연로하신 어머니을 뵙는 것도 마음이 편치 않다고 했습니다. 이를 위해 기도를 부탁하였습니다.

그리고 권찰은 집에서 계속 영상예배를 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권찰을 만나러 은행에 갈 때는 그냥 가지 않고 통장재발급과 공과금 이체 변경건 등을 가지고 갔습니다.


지난 여름 병원을 다녀오는 길에 인근시장에서 무화과를 사서 은행을 방문했습니다.

시장에서  바구니에 담긴 무화과를 보았는데 너무 크고 좋았습니다말씀처럼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했습니다

그래서 선물용으로 박스에 담긴 무화과를 사지 않고 큰 바구니에 담긴 무화과를 샀습니다.

근데 주인이 처음에는 내가 본 위의 큰 무화과를 봉지에 넣더니 뒤에는 손을 깊이(?) 넣어 아래 작은 무화과를 골라 담았습니다.

그걸 보고 주인에게 왜 작은 무화과를 넣느냐고 물으니 주인은 장사는 원래 이렇게 한다고 했습니다. 섞어서 준다고.

어떻게 큰 것만 다 주냐. 그러면 나중 장사를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맞는 말이지만 속상했습니다

돈은 더 내고 폼이 나지 않는 검은 비닐봉지에 담긴 무화과를 내밀며 권찰에게 말했습니다.

 엄청 크고 좋은 무화과는 아래에 있다고. 퇴근해서 남편과 함께 드세요라고.

 

지난 주에 문상 다녀 오는 길에 오랜만에 권찰이 근무하는 은행에 들렀습니다.

그날도 지점안에는 많은 고객들이 번호표를 뽑고 자기 순번이 오기를 기다리며 앉아 있었습니다.

어디를 가나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하는 코로나 생활이 일상이 되어버린 2020년도 한 달이 조금 남았습니다.

조심스럽고 두려운 날들이었지만 그럼에도 일상의 일들 가운데 살았습니다. 관공서와 병원과 은행에 가고, 결혼식과 장례식에 가고.

요즘 길가의 낙엽을 보고 밟으며 지난 태풍에도 살아남아 탐스런 열매를  맺은 모과를 보며 일상의 행복을 누리며 지냅니다.   

 

2020년을 원하지 않는 코로나19로 가보지 않은 길 위의 목장 순장으로 어설프게 보냈습니다.

지난 시간이 비록 힘들고 아픈 날들이었지만 우리의 모든 일들이 그러하듯이 이 어려운 상황을 돌아보면서 지금은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는 주님의 뜻과 사랑을 발견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속히 오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