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지난해를 상징하는 한자어로 목숨 ‘명(命)’자를 선정했습니다. 왕실에 아들이 태어난 것과 아울러 이지메로 인한 청소년자살,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건 등이 잇따라 "하나뿐인 목숨의 중요성을 통감케 한 한 해였기 때문"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지난 한 해 우리들에게도 수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좋은 일 나쁜 일, 기쁜 일 슬픈 일, 희망적인 일, 절망적인 일 등이 교차되면서 한 해를 마감하였습니다. 그러나 명암이 엇갈리는 이런 많은 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감사할 것이 있는 데 그것은 우리에게 생명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사람이 공기를 의식하며 살지 않기에 공기의 가치를 잊고 살듯이, 어제도 살고 오늘도 살기에 생명의 가치를 잊고 지냅니다. 도리어 더 좋은 질의 삶을 향해서 달려가면서 불만과 원망에 사로잡히기 쉬운 게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막상 그 생명에 위기가 찾아올 때 사람은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다시 발견하게 됩니다.

19세기초 유럽을 지배했던 나폴레옹에게 그런 일화가 있습니다. 추운 겨울 러시아와의 밀고 밀리는 혼란한 전투 속에서 그는 그만 자기군대와 멀리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러시아군인들이 그를 알아보고 맹렬히 추격했습니다. 다급해진 나폴레옹은 사력을 다해서 도망가다가 뒷골목에 있는 모피 상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상인에게 자신을 살려달라고 애원했습니다. 모피상인은 나폴레옹을 재빨리 모피 더미 속으로 밀어 넣어주고, 뒤쫓아 밀어닥친 러시아 군대를 지혜롭게 따돌렸습니다. 잠시 후 나폴레옹의 수비대가 왔고 나폴레옹은 안심하고 모피더미에서 나와 이 상인에게 사례했습니다. 이 때 모피상인은 약간 망설이다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당신처럼 위대한 사람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을 용서하십시오. 하지만 꼭 알고 싶은 게 있습니다. 순간에 죽을지도 모르는 그런 상황에서 저 모피 더미 아래 숨어 있을 때 어떤 기분이 들던가요?” 이 말을 듣는 순간 나폴레옹은 벌떡 일어나더니 성난 목소리로 소리쳤습니다. “아니 나 황제에게 어떻게 그 따위 질문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병사들아 이 건방진 놈을 밖으로 끌어내 눈을 가리고 당장 총살하라. 내가 직접 발사명령을 내리겠다.” 수비대는 명령대로 상인을 끌어내 눈을 가리고 벽에다 세웠습니다. 그는 아무 것도 볼 수 없었지만, 차가운 바람 속에서 수비대가 일렬로 서서 총을 장전하는 소리와 아울려 “사격준비, 조준!” 이라는 명령을 내리는 나폴레옹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이제 자신의 목숨을 영원히 앗아갈 몇 초의 순간에 모피상인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솟구쳐 눈물로 뺨을 적셨습니다. 그런데 한참동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다가 누군가 자신에게 걸어오는 발자국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눈을 가렸던 안대를 풀어 주었습니다. 빛에 눈이 부셨지만, 그는 자기 앞에 선 사람이 나폴레옹임을 알았습니다. 나폴레옹은 부드럽게 말했습니다. “이제 당신은 알 것이오. 내가 그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를”

그렇습니다. 산다는 것 자체가 소중한 것입니다. 먼저 생명에 대한 감사를 할 줄 아는 사람은 모든 것을 감사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 바로 행복의 시작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가장 소중한 선물은 생명입니다. 그리고 또 우리에게 더 주고 싶은 선물 역시 다른 무엇이 아닌 영원한 생명입니다. 성탄절 하나님이 예수를 세상에 보내신 것은 그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래서 예수님 역시 자신의 오신 목적을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 함이라”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십시오. 산다는 것을 기뻐하고 감사하십시오. 그리고 영원한 생명을 사모하십시오. 올 한해가 당신에게 그런 한해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