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신이 평소 갖고 누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잊고 살 때가 많다. 그리고 지금 없는 것을 아쉬워하고 불평한다. 마치 주머니에 금 덩어리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 천원 없어서 속상해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리스도인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세상 사람들이 갖지 못한 것 중에 가지고 누리는 것들이 너무도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자주 망각하여 감사한 마음을 잃어버린다.
나는 이번 겨울 우리 교회 성도들과 태국 단기선교를 가게 되었다. 여기서 내가 누리고 있는 영적인 축복들을 다시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우리팀들이 찾아간 지역은 태국 서쪽 미얀마 국경에 가까운 산악마을이었다. 이곳은 단 한 개의 교회도 볼 수 없는 영적인 황무지였다. 우리는 학교와 마을을 방문하여 선물들을 나누어주고 의료와 이미용으로 섬기면서 가정마다 찾아다니며 전도를 하기도 했다.
우리가 간 곳 중에 코끼리 마을이라 불리는 곳이 있었는데, 이곳 주민은 미얀마 난민들로 군사독재를 피해 도망 와 이곳에 정착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직업은 코끼리관광이 전부여서 아주 가난했고, 우리의 의료봉사를 무척 고맙게 여겼다.
나는 그들을 보면서 과거에 본 넌픽션 영화가 생각났다. 미얀마 젊은이들이 반독재투쟁을 벌이다가 너무도 강경하게 나오는 군인들을 피해 국경을 넘는 긴박한 스토리가 전개되는 영화. 수많은 죽을 고비를 넘기다가 여기 자유로운 나라 태국의 국경을 겨우 넘어 태국 군인들의 인도를 받아 난민촌으로 오게 될 때의 기쁨과 환희의 모습이 선하게 떠오른다. 자유가 얼마나 소중했는가? 이렇게 살기 위해서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하는 미얀마 사람들을 매일 보면서 이 국경에서 근무하던 태국군인들은 후방에서 사는 사람들보다도 자신이 가진 자유의 소중함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 역시 영적인 변방을 방문하니 우리가 누리는 것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깊이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가는 곳곳마다 넘쳐나는 불상들과 영적인 극심한 빈곤 속에 놓여있는 그 땅을 밟으면서, 풍요로운 영적 자산을 갖고 있는 한국에서 태어난 것을 감사하였고, 무엇보다도 예수를 믿고 생명을 얻은 것을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단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을 만나기가 어려운 이곳에서 우리는 내가 그렇게 쉽게 그리스도인이 되었고, 그 많은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둘러싸여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를 더욱 깨달았다.
그렇다. 이 세상이 아무리 광야와 같아 종종 고되고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만난다고 해도 우리는 변함없이 감사할 수 있다. 기뻐할 수 있다. 감격할 수 있다. 내가 예수를 믿어 영생을 얻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둘러싸여 살므로 우리가 누리는 이것이 흔한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기회가 주어진다면 영적인 변방을 가보라! 이것은 흔한 것이 아님을 발견할 것이다. 이것을 얻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를 발견할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주신 이 축복의 소중함을 평생 느끼면서 감사하는 삶을 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