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맘껏 소리내어 울어도 괜찮을 그런 사람 앞에 서고 싶습니다"
(후원자님께 드리는 감사의 글)
이제는 맘껏 소리내어 울어도 괜찮을 그런 사람 앞에 서고 싶습니다
울어도 울어도 끝날 것 같지 않은 울음보도 그 사람 앞에서는 조금씩 진정되어질 것 같습니다
너무 많이 울어서 얼굴이 퉁퉁 부어올라도 가슴 한 켠에 걸려 있던 묵은 체증이 내려가서 오히려 시원한 마음이 될 것 같습니다
더 이상 입술을 깨물고 소리없이 가슴으로만 우는 못난이로 살고 싶지 않습니다
하늘은 그 하늘 그대로 인데 자꾸만 높아만 보이고 쉬임없이 앞으로 앞으로 달려만 가는 폭풍열차와 같아서 무섭습니다
언제 어느 때 시간이 멈춰 버릴지도 모른다는 황당한 상상속에서 울고 있는 가슴이 너무 시린 사람의 독백을 날려 버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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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고 배가 나오지 않는다는 어느 말못할 사연이 있는 노인의 넉두리는 차마 먹지 못해서 살이 찌지 않는다는 변명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실없이 웃는 것 같은 아이들의 웃음을 보며 그들이 무슨 고민이 있겠느냐는 어른들의 무관심이 진정 그 아이들에게 건성으로 다가가는 기성세대의 반목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된다”는 어느 못가진,너무 가진 것이 없는 어떤 아이의 부모님의 절망적인 하소연을 들을 때면 이 사회에 영향력 없는 아주 작은 나 자신임을 보게 됩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멀어져만 가는 그들의 등뒤에 오히려 초라한 작은 모습의 힘없는 나 자신의 발걸음을 너무나 부끄럽게 여기게 됩니다.
하늘을 향한 나의 기도가, 나의 노래가 무엇을 위함인지 캄캄한 밤에 빛을 비추기 전에 내 발등도 밝히지 못함에 무슨 재주로 이웃을 밝힐까를 염려해 봅니다.
서울을 아직 한 번도 가 본적이 없다는 우리 공부방의 아이들에게 몇 명을 선정해서 서울 나들이를 가게 됩니다. KTX 열차도 타고 청계천도 구경을 하게 될 그 아이들에게 길을 열어 주신 너무나 감사한 그 분들,이 땅에 이름은 나타나지 않아도 높은 곳에서 적혀질 이 땅에 존재하는 그 분들을 나는 맨발로도 따라갈 수 없는 천사님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추위에 기름을 살 수없어서 추위에도 보일러를 때지 못하는 다섯 가구에 보일러 탱크 가득 기름을 넣어 주신 또다른 천사님의 이름을 크게 아주 크게 제 가슴에 새겨 놓습니다
엄마와 단둘이 사는 아이, 그 아이의 엄마는 주유소 세차장에서 일을 합니다.
아이의 엄마는 자주 아이에게 잘 있는지를 확인합니다.안쓰러움에 그 방법밖에 도리가 없어서일겁니다.
학교를 마치고 바로 공부방으로 와서 학습과 숙제등 공부를 하고 저녁을 먹고 아이의 엄마가 일을 마칠 시간이 되면 집으로 돌아갑니다.
가정방문을 가보니 문을 열면 바로 방이 나오는 아주 작은 방에 그렇게 살고 있었습니다.
아들 하나만 바라보며 산다는 그 엄마는 열심히 일해도 형편이 별로 나아지지 않습니다.
이런 아이들이 내 앞에 너무 많아서 내힘이 약함을 실감합니다.
이러한 중에도 소리없이 다가오는 분들의 따뜻한 손길에 나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잠시 본분을 잃고 약해진 마음을 추스립니다.
“감사합니다” 정중히 인사하고 함께하는 마음으로 내 가슴을 활짝엽니다.이젠 그만 두고 싶어도 그만둘 수 없는 정거장 없는 열차를 탄 심정으로 앞으로만 계속 나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많은 것으로 마음을 전해 주신 천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사랑합니다. 아주 많이요. 2010. 12. 10.
부산꿈지역아동센터장 김영대 드림
* 첨부 사진은 난생 처음 서울을 가는 어린이와 KTX 열차를 타고가는 어린이들과 저녁에 구경시켜준 청계천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