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안녕하세요. 오늘은 하나님나라와 세상나라 사이의 관계를 한번 돌아보고 싶습니다. 세상국가라고 하는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습니다. 국가는 이미 인간이 범죄한 이후에 세워진 것이지만, 죄의 산물이기보다는 죄 아래 살고 있는 인간을 위한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일 국가와 통치권이 없다면 죄성으로 가득한 인간은 홉스가 표현한 바대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속에서 자기보존이 불가능한 상태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국가의 권세가 위로부터 하나님께로서 주어지는 것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국가가 하나님의 뜻과 가르침대로 형성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죄로 인하여 왜곡된 인간 대부분은 권력을 오용하여 힘없는 백성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도구로 사용했고, 나아가 자기 영토를 넘어서 이웃나라를 정복하고자 전쟁을 일으키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이 왜곡된 국가의 배후에는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끊임없이 오염하고 타락시키는 흑암 권세자요 세상임금이라고 일컫는 사단이라는 영적존재가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이 세상에 속하지 않은 하나님의 나라가 도래했습니다. 공의와 사랑의 하나님이 직접 통치하시는 참된 국가가 도래한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바로 그 나라요, 왕이었습니다. 그가 오시자 세상을 지배하던 어둠의 세력이 물러가기 시작했습니다. 주님은 “내가 성령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나님나라가 이미 임하였느니라”고 선언하셨습니다. 그리고 그가 십자가에서 대속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인간의 죄를 멸하심으로, 죄를 근거로 세상을 지배하던 사단은 그 권세를 잃어버렸고, 세상임금의 자리에서 쫓겨났습니다.
우리 주님은 승천하여 하나님 우편에 앉으심으로 하늘과 땅의 권세를 가지시고 세상을 다스리십니다. 과거 사단에 의해서 지배당하고 억눌려 왜곡되었던 개개인과 가정은 이제 다시 하나님의 은혜로운 통치 아래서 치유되어가야 합니다. 국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골 2:10의 표현처럼 이제 모든 통치자와 권세들의 머리는 더 이상 사단이 아니라, 우리 주님이십니다. 십자가를 통해서 모든 인간의 죄뿐 아니라, 국가를 비롯한 모든 만유가 사단의 권세에서 해방되었습니다.
그러나 세상국가는 이 사실을 보고 깨달을 눈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 모든 것을 보고 있고 알고 있는 교회는 이것을 세상 국가에 가르칠 책임이 있습니다. 교회의 모든 규범의 기준이 머리되신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말씀인 것처럼, 국가 행위의 기준 역시 그의 주인 되신 예수 그리스도와 그 말씀이 되어야 합니다. 이 세상국가는 이 땅에 임하신 하나님나라를 닮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이 말은 교회가 국가에 성경의 세세항목을 문자적으로 강요하거나 하나님나라와 일치시켜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과거 기독교역사에서는 이런 식으로 지상의 국가를 하나님나라로 만들려고 시도했던 신정론자들이 있었고, 지금도 성경의 세세항목을 들이대며 정치에 간섭하려고 하는 근본주의자들이 있습니다.
교회는 무엇보다도 성경 속에서 국가를 허락하신 하나님의 근본 뜻을 잘 살펴야 합니다. 시대에 매이지 않는 국가의 원리를 성경은 담고 있습니다. 또한 이미 임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나님나라의 원리를 연구해야 합니다. 나아가 이 원리들을 적용해야할 세상국가 즉 정치에 대한 깊은 지식과 이해를 가지면서 이 두 세계 사이에서 적용가능한 길을 찾아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어떤 세세한 정책이 아니라, 국가가 지향해야할 방향과 길을 제시해주는 것입니다.
아직도 죄가 관영하고 사단이 세상을 미혹하는 가운데 국가는 여전히 하나님의 선한 도구로서의 역할을 망각하고 불의의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나라에 속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상국가의 파수꾼과 예언자가 되어 세상나라가, 보다 더 그의 주인된 그리스도의 뜻에 합당한 공의와 사랑, 평화의 나라가 되도록 섬겨가야 합니다. 이러한 정치적인 책임을 잘 감당하는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애청자 여러분, 다음 이 시간까지 평안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