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안녕하세요. 오늘은 우리나라의 공영방송문제를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오늘날 정보화의 시대에 언론의 사회적 역할은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신문도 중요하지만, AV시대에 TV는 가장 영향력을 끼치는 전달매체로 자리잡았습니다. 우리 국민의 하루 평균 TV시청시간은 1992년에 1시간 37분에서 2005년에는 2시간 43분으로 40%가 증가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매일 3시간 가까이 TV앞에 앉아 다양한 정보를 얻고 문화생활을 즐기면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사회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갖는 만큼 TV방송은 그 어떤 기관보다도 사회적인 책임과 윤리성을 지켜가야 합니다. 그러나 상업방송들은 광고에 의존하여 운영함으로 시청율을 중요시하고 시청자들의 요구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 사람들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프로그램을 늘려가게 되고 이를 통해 사회문화를 왜곡된 방향으로 끌고 가게 됩니다. 나아가 방송 사주나 미디어재벌들에 좌우되어 독립성을 잃고 여론을 호도하는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등 유럽의 많은 나라들은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을 두고 있습니다. 공영방송은 시청률에 상관없이 교양적이고 무게 있는 작품을 만들어가고, 시청자들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사회문화를 건강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위해 수신료를 통해서 상업방송에 뒤지지 않는 경제적인 뒷받침이 충분히 되어야 합니다.
특별히 공영방송은 정치적인 부분에서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언론매체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치적인 편향성이 분명하여 선정적인 보도에 익숙한 우리의 언론문화 속에서,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좌우되지 않고 사실을 바르게 보도하여 국민의 신뢰를 얻는 공정한 언론매체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릅니다. 이것은 비단 국민들에게 뿐 아니라, 통치자와 정치인들에게도 꼭 필요한 것입니다. 그들 역시 자신들의 통치와 정책에 대한 건강하고 균형잡힌 비판을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공영방송은 무엇보다도 정치와 권력으로부터 독립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짧은 시야를 가진 권력자들은 공영방송을 정권의 나팔수로 만들고 싶어 합니다. 자신을 지지하고 대변하여 자신의 뜻이 국민들 속에 스며들고, 그래서 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고 가는 도구로 만들고 싶어 합니다.
우리나라의 역대 대통령들은 다 이러한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지난 번 노전대통령도 자신의 언론 고문을 맡았던 사람을 KBS 사장의 자리에 앉히려고 했다가 많은 반대에 부딪혀 포기했습니다. 당시 보수매체인 조선일보는 “'대통령의 사람'이 KBS 사장으로 들어오게 되면 방송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은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KBS는 국가 기간방송이고 국민이 주인이어야 한다. 이번처럼 권력이 직접적으로 사장 인선에 개입하면 정권의 도구로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칼하게도 이번에 임명된 KBS 사장 역시 대선 때에 이대통령 선거캠프의 방송전략실장을 맡았고 인수위 시절에도 언론 보좌역을 지낸 대표적인 대통령의 사람입니다. 그래서 과거 보수언론이 했던 비판과 우려는 이번 정권에서도 진보적인 매체들에 의해서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KBS의 경영책임자가 매번 권력자의 뜻을 충실히 대변할 사람으로 채워진다면 국민들 속에 독립적인 공영방송으로서의 신뢰를 얻는 것은 요원할 것이고, 그것은 결국 사회통합적인 정치를 어렵게 만들 것입니다.
진정 공의로운 사회를 세우려고 하는 통치자는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 정직한 말을 하고 정직한 정보를 주고 정직한 말에 귀를 기울이려고 해야 합니다. 성경 잠언 29:12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통치자가 거짓말에 귀가 솔깃하면 그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악하기 마련이다.” 우리나라의 공영방송이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언론매체로 자리 잡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합니다.
애청자 여러분, 다음 이 시간까지 평안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