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안녕하세요. 오늘은 성탄절입니다. 전 세계의 성도들이 주님 오심을 기뻐하며 오늘 교회에 모여 찬양과 경배를 드릴 것입니다. 그리고 교회 강단에서 성탄의 메시지들이 울려퍼질 것입니다.
성탄이 주는 많은 메시지 중 이 시대에 특별히 귀 기울여야 할 것은 평화에 관한 것입니다. 선지자 이사야는 태어날 예수를 가리켜 한 아기가 우리에게서 났고,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셨는데, 그 이름은 “평화의 왕”이다 라고 했습니다. 이사야는 또한 세상에 오시는 주님은 “민족들 사이의 분쟁을 판결하시고, 뭇 백성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실 것이니, 그들이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나라와 나라가 칼을 들고 서로를 치지 않을 것이며, 다시는 군사훈련도 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 예언했습니다. (사 2:4)
인간은 역사 속에서 수많은 전쟁을 겪어왔습니다. 미국의 융 연구소 소장 제임스 힐먼에 따르면 역사시대 5,600여년동안에 기록된 전쟁은, 모두 1만4천600여건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해마다 2-3건의 전쟁이 터질 정도로 전쟁은 인류의 역사에서 항구적이고 보편적인 현상이었습니다.
이러한 전쟁들이 인간을 얼마나 불행하게 하는가를 역사는 증언하고 있습니다. 일단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져든 사람들은 죽음과 파괴, 가난과 증오와 인간성 상실, 실향과 이산가족의 아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상처는 후대에까지 이어졌습니다. 성서의 많은 이야기들이 그것을 전해주고 있고, 우리 시대에 수많은 전쟁의 참상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20세기에 있었던 두 차례의 대량살상전쟁 모두가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를 믿는 기독교국가들 사이에서 일어났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칼한 일입니다. 매년 돌아오는 성탄메시지의 핵심을 평화에서 찾았더라면 이러한 전쟁을 피할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1차세계대전이 발발한 1914년의 크리스마스 휴전은 성탄절의 참 의미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해주는 사건입니다. 독일과 연합군은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참호전으로, 수많은 젊은이들을 희생시키는 가운데 무제한적인 병력소모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그해 전쟁터에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크리스마스이브에 독일군진지에서 군인들이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을 합창했고, 그 소리가 영국군진지까지 울려 퍼졌습니다. 이를 듣던 영국군인들도 영어로 이 찬송을 함께 불렀고, 한낮까지만 해도 총과 포탄소리로 진동하던 전선에는 양쪽 젊은이들의 크리스마스 찬송으로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그 찬송들은 미움과 증오로 얼어붙고 피폐해졌던 군인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었습니다.
전선에 크리스마스의 동이 터올 때에 한 독일군 병사가 참호 밖을 빠져나와 영국군 쪽으로 조심스럽게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손에는 작은 나무에 초를 단 크리스마스트리가 들려있었습니다. 이를 본 순간 영국군 참호에서는 한 영국병사가 나와 그와 평화의 악수를 나누었고, 이를 바라본 양쪽 병사들이 하나 둘씩 참호에서 빠져나와 중간지대에서 만나 서로 악수를 하며 크리스마스 인사를 나눴습니다. 그러면서 크리스마스 휴전이 시작된 것입니다. 이들은 주변에 널려진 동료의 시신들을 땅에 묻을 수 있었고, 심지어 서로 축구를 하면서 샬롬의 시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비록 짧은 휴전이 끝나고 전쟁은 다시 시작되었지만, 이후 이것은 먼 훗날 유럽에 평화를 심어주는 감동적인 일화가 된 것입니다.
세상에는 어디나 평화의 길이 있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쉽게 보지 못합니다. 그리고 후에 아주 비싼 값을 지불한 다음에야 평화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눅 19:42에 주신 말씀을 늘 가슴에 새겨야 합니다. “오늘 네가 평화의 길을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느냐! 그러나 지금 너는 그 길을 보지 못하는구나.”
남과 북이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는 이 한반도에서 평화의 길을 보고 그 길로 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더욱 절실히 필요합니다. 칼을 보습으로 만들고 창이 낫이 되게 하려는 주님의 마음 - 그것이 주님의 제자들이 품어야 하는 평화의 마음이 아니겠습니까? 오늘 성탄절에 평화가 여러분의 가정에 그리고 교회에 그리고 이 사회와 온 세상에 임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애청자 여러분, 다음 이 시간까지 평안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