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회와 역사를 의식하는 창
 

안녕하세요.  얼마 전까지 “큐티로 여는 하루”에서 목요일에 “시사큐티”로 여러분을 만났었지요. 이제 다시 “아침을 여는 창”이라는 참 좋은 이름의 프로그램에서 매주 금요일에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이 시간에 저는 시사큐티와 마찬가지로 사회적인 시사문제를 놓고 어떻게 기독교적인 시각에서 이해해야하는가를 칼럼 형식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영역에 관심을 갖기 마련입니다. 이제 수능이 한주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고 3부모들은 온 정신이 여기에 쏠려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자식을 다 키워 결혼시킨 분들은 수능날이 언제인지 별 관심을 갖지 않게 됩니다. 자연스러운 일이겠지요.  

또 사람은 자신이 몸을 담고 있고 강한 소속감을 느끼는 곳에 관심과 책임의식을 갖게 됩니다. 이것이 내 교회다 라는 소속감을 느끼는 사람과 그저 손님처럼 교회문턱을 넘나드는 사람은 교회에 대한 책임의식이 같을 수가 없겠지요.  

그러다보니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관심과 소속감을 중심으로 자신의 믿음과 삶의 자리를 주로 가정, 교회, 직장이나 좁은 인간 관계등으로 국한해서 생각하려고 합니다. 여기에서 주로 말씀을 적용하고 실천하면서 신앙생활을 하게 됩니다.  

조금 더 넓게 사회나 국가 또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자신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음으로 인해서 무관심해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깊이 생각해보면, 사회나 국가의 문제가 우리들의 삶과 경건에 얼마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됩니다.  

예를 하나 들어봅시다. 영국에서는 1807년 노예무역폐지법이 성립되고, 1833년 노예제도가 폐지되었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경건한 영국인들조차 사람을 노예로 부리고 노예로 팔아넘기는 행위를 별로 죄악시하지 못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권유린의 주동자가 되어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 법이 통과되고 노예제도가 폐지되면서 영국의 그리스도인들은 이제 자연스럽게 이런 죄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 노예해방에 있어서 당시 하원의원으로 복음주의자였던 윌버포스의 역할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이처럼 한 나라의 정책이나 사회의 풍습, 문화적인 유행, 세계의 거대한 흐름 속에는 보이지 않는 다양한 가치관들이 내재되어 있고, 그것은 직 간접적으로 우리들의 삶과 신앙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것들 중에 어떤 것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합하기도 하지만, 어떤 것들은 죄의 왜곡된 모습을 갖고 하나님의 말씀을 정면으로 대적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이것을 잘 분별하는 눈을 갖는 것이 거대한 영적인 전쟁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말할 나위도 없을 것입니다.  

어떤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이 세상나라가 아닌 하나님나라에 속한자라고 생각하면서, 신문을 보지 않는 것을 도리어 경건한 신앙으로 여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국가가 사단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 바로 하나님에 의해서 세워졌고, 위정자들은 그의 종이며,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나라 백성이면서 동시에 이 세상국가에 속한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충실히 하기를 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삶과 신앙의 자리는 가정, 교회, 직장을 넘어서 시민공동체라 할 수 있는 국가와 또한 전 세계, 지구와 우주까지 포괄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교회만의 머리가 아니라, 모든 만물의 주인임을 고백하는 것과도 같은 것입니다.  

모쪼록 이 아침을 여는 창이 부산의 성도들로 하여금 “사회와 역사를 의식하는 신앙”을 여는 창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애청자 여러분, 다음 이 시간까지 평안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