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제목 : 폭력으로 만연해진 사회
안녕하세요. 오늘은 폭력의 문제를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이번 국회에서 초유의 폭력사태가 벌어져 국민들에게 실망을 끼치고 국제적인 망신을 사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한 조처로 여당은 국회폭력방지특별법 제정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아직 우리나라의 정치수준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실감하게 해줍니다.
국가의 기틀을 좌우할 중요한 법안이라고 한다면 여야가 시간을 두고 좀 더 많은 대화와 타협을 이루었으면 좋았을텐데, 여당은 힘 있는 다수당의 논리로 밀어붙이려고 하지 않았는가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야당은 자신들을 소수당으로 뽑은 민의를 정치적 현실로 받아들이고, 그 틀 안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하지 않고, 위법과 폭력을 통해서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려고 하지 않았는가를 반성해보아야 합니다.
차체에 나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폭력의 문제를 돌아보고 싶습니다. 우리사회는 사실 폭력불감증에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초등학교부터 운동선수들이 맞으면서 운동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중고등학교는 말할 나위도 없고 심지어 대학교의 스포츠학과, 예술학과 등에서 상급자들이 하급생이나 신입생들을 몽둥이로 집단구타하거나 얼차려를 주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그러한 폭력은 대학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한 취업포털 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열 명 중 세 명은 직장에서 상사로부터 신체적 폭력을 경험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가에 의해서 행해지는 폭력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우리는 과거 군사독재정권에 의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인권이 짓밟히고 폭력이 행해졌는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날도 우리 사회에 폭력이 만연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제의 유산이거나 군사문화의 잔재일수 있습니다. 그러나 민주화된 이 사회에서 폭력이 치유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수단을 고려하지 않는 사회분위기에 있습니다.
개인기보다도 팀웍을 중시하는 운동팀에서는 팀의 기강을 잡고, 나아가 경기에서 우승하기 위해서 폭력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목적지향적인 사고에서는 많은 외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폭력관습을 고치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세상 사람들이 결국은 승리하고 메달을 딴 팀에게 찬사를 보내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목적을 앞세우는 막무가내의 행위는 정치권에서 더욱 그러합니다. 어떤 목적이 거의 쉽게 이데올로기화하다보면 그것을 위해서 행하는 모든 행위가 정당화되는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민주화를 이루고 사수한다는 명분하에 불법이나 폭력을 사용하는 것을 양심에 꺼려하지 않으며 심지어 이러한 것들이 투사적인 행위로 미화되기도 합니다. 공권력이 과도하게 사용되는 것도 잘못이지만, 집회의 규정을 어겨가면서 자기 목적을 성취하려고 하는 개인이나 시민단체 심지어 정치인들도 반드시 고쳐져야 합니다.
이번에 국회에서 벌어진 폭력사태는 바로 이러한 목표지향적인 우리 사회의 단면을 말해줍니다. 법을 만들고 그 법이 지켜지기를 사회에 가르쳐야할 국회가 도리어 목적을 위해서 법과 질서를 무시하는 데 앞장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오늘날 나름대로 악을 대적하기 위해서 악을 사용하거나, 선한 목적을 위해 그릇된 방법을 정당화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우리 사회는 더욱 각박해지고 있습니다. 악은 악으로 대적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결국 또 다른 악을 만들어낼 뿐입니다. 선한 것은 역시 선한 방법으로 해야 합니다.
폭력을 미워하시고 악을 선으로 갚으며 거룩한 목적을 세우고 그것을 거룩한 방법으로 이루어가기를 가르치시는 주님의 가르침이 우리 사회에 들려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애청자 여러분, 다음 이 시간까지 평안하십시오.